지난달 법무법인 서앤율에 연락해온 K씨(38세, 서울 마포구 거주, 자영업)는 황당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동네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상대방과 몸싸움이 있었고, 다음 날 경찰 조사를 받았다. 쌍방폭행으로 처리될 것 같다는 말에 K씨는 안심했다. 그런데 며칠 후, 상대방 측 지인이 연락해 "서로 합의서 쓰고 끝내자"며 서류 한 장을 들이밀었다. 금액은 50만 원, 조건은 '처벌불원서 포함'. K씨는 고민 없이 서명하려다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 직감이 맞았다.
K씨가 서명을 보류하고 사건 경위를 정리해 보내온 내용에는 중요한 사실이 숨어 있었다. 상대방이 다음 날 병원에서 허리 2주 진단서를 뗐다는 것이다. 이 한 장의 진단서가 사건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K씨 사례에서 드러난 '상해진단서 함정'
폭행과 상해는 하늘과 땅 차이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은 단순폭행죄를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하며,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합의서 한 장으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그런데 상대방이 상해진단서를 제출하는 순간, 죄명은 형법 제257조 상해죄로 바뀐다. 상해죄는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적용되며,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피해자가 합의서에 서명해도 검사는 기소를 강행할 수 있다. K씨가 50만 원짜리 합의서에 서명하고 처벌불원서까지 건넸다면, 상대방은 '돈 받고 처벌불원'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도 K씨를 상해로 추가 고소할 여지를 남겨두는 구조가 된다.
형법 제260조 제3항: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단, 상해죄(§257)·특수폭행죄(§261)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합의해도 처벌받는 경우 — 실무상 가장 많이 놓치는 3가지
상담 현장에서 의뢰인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 "쌍방이니까 합의하면 끝"이라는 믿음이다. 실제로는 아래 세 가지 경우 합의서를 써줘도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 유형 | 적용 조문 | 반의사불벌 여부 | 합의 효과 |
|---|---|---|---|
| 단순폭행 | 형법 §260① | ✅ 해당 | 공소권 없음·공소기각 |
| 상해(진단서 있음) | 형법 §257 | ❌ 해당 없음 | 양형 참작만 가능 |
| 2인 이상 공동폭행 | 폭처법 §2④ | ❌ 배제 | 기소 가능 |
| 흉기·위험물건 사용 | 형법 §261 | ❌ 해당 없음 | 양형 참작만 가능 |
특히 술자리 집단폭행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항이 적용되면 반의사불벌 규정 자체가 배제된다. 친구 두 명이 함께 맞섰다면 이미 이 조항의 사정권 안이다.

정당방위를 주장하면 되지 않나요? — 법원이 거의 안 받아주는 이유
실무상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제가 먼저 맞았어요"라는 항변은 이해하지만, 대법원은 일관되게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경우, 그 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쌍방폭행 구도에서 정당방위 인정은 극히 예외적이다.
대법원 판례 다수: "서로 싸울 의사로 가담한 쌍방폭행에서는 어느 일방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쌍방이 먼저 싸울 의사를 가진 순간 정당방위는 성립하기 어렵다.
합의 종용 과정에서 상대방 측이 협박이나 지속적 압박을 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경우"를 가중 양형인자로 명시하고 있어, 강요죄·협박죄로 역고소가 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합의서 서명 전, 반드시 챙겨야 할 실무 대응 3단계
K씨 사건에서 법무법인 서앤율이 제시한 대응은 다음 순서로 진행됐다.
① 사건 성격 먼저 확정하라. 상대방이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는지, 공동폭행 여부, 흉기 사용 여부를 수사기관에 직접 확인한다. 죄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벌불원서에 서명하는 것은 자신의 카드를 먼저 버리는 행위다.
② 합의금 전액 수령 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하라. 처벌불원서는 수사기관에 제출되는 순간 철회 불가능하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에 따라 고소를 취소하면 동일 사건으로 재고소할 수 없다. 일부만 받고 나머지를 나중에 받기로 구두 약속한 뒤 서명했다가 잔금을 떼이는 사례가 실무에서 반복된다.
③ 처벌불원서 제출 시한을 역산하라. 처벌 의사 철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다. 재판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준비 없이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수사 단계라면 '공소권 없음' 처분, 공소 제기 후라면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고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 — 철회 시점과 불가역성 모두 실무의 핵심이다.
K씨의 경우, 상대방이 제출한 허리 2주 진단서를 확인한 결과 죄명이 상해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서앤율은 K씨의 피해 경위를 정리해 상대방이 먼저 가격한 사실에 대한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상해 수위와 인과관계에 대한 반박 의견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최종적으로 사건은 쌍방 단순폭행으로 처리됐고, 적정 합의금 수령 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 준비할 서류 3가지를 확인하자. ① 상대방의 상해진단서 존재 여부 확인 서면, ② 사건 현장 CCTV 또는 목격자 연락처, ③ 본인의 상해 또는 피해 관련 의무기록. 이 세 가지가 없으면 협상 테이블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해진다.
자주 묻는 질문
상대방이 먼저 때렸는데 저도 폭행죄가 되나요?
대법원은 서로 싸울 의사가 있었던 쌍방폭행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먼저 맞았다는 사실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처벌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구체적 상황은 변호사 검토가 필요하다.
합의서에 서명한 뒤 상대방이 약속한 합의금을 안 주면 어떻게 하나요?
처벌불원서를 이미 제출했다면 형사고소 재개는 불가능하다. 미지급 합의금은 민사 청구로만 회수할 수 있어 절차가 복잡해진다. 서명 전 합의금 완납이 필수이며, 개별 사건 진행 방법은 상담 후 안내 가능하다.
쌍방폭행인데 상대방만 합의 거부하면 저만 처벌받나요?
단순폭행은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상대방이 처벌불원서를 안 쓰면 나는 기소될 수 있고, 상대방도 같은 처지가 된다. 다만 양측의 가담 정도·상해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상담을 권장한다.
합의서 한 장이 형사 처벌의 분기점이 된다. 서명 전 사건의 죄명·상해 여부·공동폭행 해당 여부를 반드시 먼저 확인하고, 합의금 전액을 손에 쥔 뒤에 처벌불원서를 작성해야 한다. 법무법인 서앤율은 수사 단계부터 공판까지 사건 전반에 걸쳐 조력하고 있다. 상황이 복잡하다면 서명 전에 먼저 사건 내용을 정리해 상담을 요청하시기 바란다.
※ 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서앤율은 변호사법 및 변호사 광고 규정을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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