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가지 않았는데 형이 정해집니다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뒤 몇 달이 지나 우편물이 옵니다. 열어보면 약식명령이라고 적혀 있고 벌금 액수가 나와 있습니다.
재판을 받은 기억이 없는데 형이 정해져 있으니 당황스럽습니다. 그냥 내면 되는 것인지, 다투어야 하는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판단에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이 글은 벌금 900만원의 약식명령으로 정리된 사건의 기록이자, 그 문서를 받았을 때 확인해야 할 것들입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사건 개요 — 약식명령의 내용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약식 기소된 사건이었습니다.
주형은 벌금 900만원이었습니다. 부수처분으로는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내용과,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하는 내용이 함께 담겼습니다.
적용 법령은 도로교통법의 음주운전 조항과 형법의 노역장 유치 규정이었습니다. 벌금형이 선택된 사건입니다.
약식명령이 무엇인가요
검사가 공판을 열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료를 부과해 달라고 청구하면, 법원이 서류를 검토해 형을 정하는 절차입니다.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고 절차가 빠릅니다. 사건이 비교적 단순하고 벌금형이 예상되는 경우에 활용됩니다.
다만 본인이 의견을 말할 기회는 없습니다. 수사 기록만으로 판단이 이루어지므로, 참작받고 싶은 사정이 있어도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짧습니다. 우편물을 며칠 두었다가 열어보면 남은 날이 얼마 없습니다. 그래서 받은 날짜부터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하면 통상의 공판 절차로 진행됩니다. 법정에서 사정을 말하고 자료를 제출할 기회가 생깁니다.
청구하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합니다. 벌금으로 정해진 사건이 징역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조정될 여지는 있습니다. 그래서 청구 여부는 무엇을 다툴 것인지에 따라 판단합니다.
사실관계를 다투는 경우, 예를 들어 운전 사실 자체나 측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경우에는 정식재판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사실을 인정하면서 액수만 낮추려는 목적이라면 실익을 따져봐야 합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벌금 액수는 무엇으로 정해지나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가장 큰 변수입니다. 구간에 따라 법정형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전력이 반영됩니다. 이전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인지가 중요합니다.
사고 여부도 봅니다. 물적 피해나 인적 피해가 있으면 다른 죄명이 함께 붙을 수 있고, 그러면 약식으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역장 유치는 무엇인가요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일정 기간 노역장에 유치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10만원을 1일로 환산하도록 정해졌습니다.
벌금 9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90일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이 절차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납부가 어려우면 현실적인 문제가 됩니다.
납부가 부담되면 분할 납부나 납부 기한 연기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검찰청에 신청하는 절차이므로 미리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가납명령은 왜 붙나요
판결이나 명령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을 미리 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확정 전에 재산을 정리해 집행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가납한 금액은 나중에 확정된 벌금에 충당됩니다. 정식재판에서 액수가 줄면 차액은 돌려받습니다.
면허 처분은 따로 진행됩니다
형사 절차와 운전면허 처분은 별개로 굴러갑니다. 약식명령을 받았다고 면허 문제가 함께 정리되는 것이 아닙니다.
면허 취소나 정지 처분은 행정 절차로 진행되며, 여기에 불복하려면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행정소송 같은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각 절차마다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 신경 쓰다가 행정 쪽 기간을 넘기는 경우가 실제로 있으니, 두 가지를 나란히 놓고 일정을 관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7일을 넘기면 어떻게 되나요
약식명령이 확정됩니다. 확정되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없고, 벌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다만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주소지에 살지 않아 우편물을 받지 못한 경우가 그 예입니다.
이 예외를 주장하려면 그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송달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무렵 어디에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미리 할 수 있는 것
약식명령은 서면만으로 판단되므로, 그 서면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제출한 자료가 곧 판단 재료가 됩니다. 반성의 뜻을 담은 서면, 재범을 막기 위해 실제로 한 조치, 차량 처분 여부, 치료나 교육 이수 자료 같은 것들입니다.
조사를 받고 나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기소 여부와 형태가 정해지기 전이 오히려 움직일 수 있는 국면입니다. 벌금으로 갈 사건인지 정식 재판으로 갈 사건인지가 이 단계에서 갈리기도 합니다.
같은 수치인데 결과가 다른 이유
비슷한 수치인데 어떤 사람은 벌금이고 어떤 사람은 정식 재판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수치 외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있었는지, 과거 처분 이력이 있는지, 단속 과정에서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에 따라 처리 방식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결과를 기준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내 사건의 기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기록이 남는지 궁금하시다면
벌금형도 형사처벌입니다. 수사와 재판 기록은 남습니다.
이후 같은 유형의 사건이 생기면 그 이력이 반영됩니다. 특히 음주운전은 일정 기간 안의 재범을 무겁게 다루므로, 첫 사건의 처리 결과가 다음 사건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벌금이라고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지금의 결론이 나중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까지 보고 판단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송달 날짜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 수사 단계에서 말하지 못한 사정이 있다
- 과거에 음주 관련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
상담 전에 준비할 것
- 약식명령 등본과 봉투 — 송달일이 보이는 상태로
- 단속 당시의 상황을 정리한 메모
- 과거 음주 관련 처분 이력
- 면허 처분에 관해 받은 통지서
약식명령을 받으셨다면 먼저 송달받은 날짜를 확인하십시오. 남은 기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달라집니다. 결과를 미리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지금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는 문서를 보면 정리됩니다.
